내 삶의 흔적들/얘기

하루의 끝에서

땅골신사 2010. 6. 8. 22:01

 

 

 

 

  

하루의 끝에서

 

 

 

 

 

 

저수지 가장자리에 앉아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작은 새 한마리가 날아 와 물속에 생긴 작은 섬에 내려앉더니

물장구를 치며 노는 작은 고기들을 노려보며 납작 엎드려 있다

당장이라도 스프링처럼 튕겨나갈 기세다

많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30여분이 흘렀다

그렇게 애쓴 보람이었는지..

결국 그 새는 물고기 두 마리를 맛있게 삼키고는 해걸음을 따라 유유히 사라졌다

 

서산 그림자가 빠르게 물 위를 걸어간다

이젠 나도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꽃잎 떨구던 바람 앞에서도 당당하게 마음을 다잡은 가로수처럼

한결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하루를 훌훌 털고 걸어 나왔다

 

열심히 물가를 서성거리던 그 작은 새를 생각하며

나도 쌉싸름한 하루의 끝을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2010.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