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골신사 2011. 10. 31. 23:13

 

 

아무도 내리지 않은 가을 역에 서서

떠나는 기차 그 긴 여운에 몸서리치다

종종 걸음 위에 붉은 눈물 떨구며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나오던...

 

그 계절이 눈앞에 다시 서고

아련한 마음으로 바라다보고 있으려니

삭히고 삭혔던 내 가슴 속 그리움들이

불 현 듯 거짓처럼 다가오네

 

보고플 땐 보고 싶다 말 하고

그리울 땐 그립다고 투정 할 걸..

내 마음이 아닌 것처럼 방치하다

그렇게 모두 떠나보내게 되는 것을...

 

또 다시 단풍은 미소 위에 내리고

바스락 그 길로 내 님 오셨는데

나와 함께 조잘거리던 살가운 계절은

어느 새 무심히 등 돌리고 가려하네

 

사랑이라는 게 그런 것인가?

긴 세월 아파 할 걸 또 보고만 있으려나

가을이 더 여물어 내 마음까지 채우고 나면

그 땐 당당히 그대 손잡고 그 가을 역에 다시 서리라

 

 

 

10월의 마지막 날,

그 깊어가는 가을 위에 서서...

 

 

 

2011.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