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언덕에 홀로 오르던 날
2011. 12. 11. 23:07ㆍ내 삶의 흔적들/생각
홀로 그 눈 위에 서긴 싫었다
거긴 너무나 눈부신 곳이었으므로...
눈가루가 몰아쳐 내 볼에 쓰러지는 건
내 허름한 가슴을 알아차렸기 때문이고
허벅지까지 빠지는 설움이 나를 가두려 했던 건
잡아 줄 손이 옆에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심산의 고요함에 일숙해 질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찾아드는 적막이 두려운 건 왜 일까
억센 팔을 휘휘 저으며 지나가는 바람
내 목을 감싼 자존심마저 들썩이게 하는데
동쪽 하늘에 걸린 저 푸른 낮 달은
애타는 나의 발자국은 왜 따라 오는가?
저도 홀로 서러운 내 마음을 알아버렸나
하얀 그리움만 눈송이처럼 뿌리고 가네
고독이 흩뿌려져 차가워진 내 가슴에
선 한 양 몇 마리 품으면 포근해 지려나...
그 눈 덮인 그 골짜기는
결코 혼자 오를 수 없는 곳이었다
홀로 그 언덕에 오르던 날,
그 곳엔 서러운 바람만 불더이다.
201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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