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5. 00:26ㆍ내 삶의 흔적들/일상
교문은 다시 열렸지만...
TV를 켜도 눈물이 나고 신문을 봐도 눈물이 난다
이젠 정말 이렇게 희망의 끈을 놓아야만 할 것인지...
잠겼던 교문이 다시 열렸지만 큰 충격에 빠졌던 사람들의 마음은 아직도 꽁꽁 닫혀있다
바다로 부터 불어오는 봄 바람은 따뜻하기만 한데 지켜보는 모든 이의 마음은 겨울처럼 차갑다
같은 교문을 드나들고 같은 운동장을 뛰어다니던, 같은 학교의 학생들의 마음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그 어린 영혼들을 우리는 어떻게 달래야 할지...
아무것도 해준 게 없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어른으로서 참으로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아니, 이 비극의 시작과 끝도 모두가 어른들의 잘못이다
피어나는 어린 꽃봉우리를 보호하지도 못하는 나라에 산다는 게 참으로 한탄스럽다
가슴이 먹먹하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같은 나이의 아이를 두고 있는 내 가슴이 이렇듯 아픈데
그 아이들을 가슴에 묻은 부모들은 앞으로 어찌 살아갈지...
한숨과 통곡, 절망을 넘어 분노만 흐르는 바다..
흐느낌과 오열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오늘도 그 바다는 그저 무심히 흐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 벌써 10일 째..
실종자 수색은 계속되지만 아직 생존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도 100여 명의 생사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젠 모두가 포기해야 할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서 아직은 포기 할 수가 없다
마지막 한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 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진 빚을 다 갚을 수는 없겠지만...
끝까지 모든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빌고 또 빌어 본다
제발 한 사람이라도 살아서 돌아와 주기를...
살아서 돌아 올 수 없는 어린 영혼들아..
무책임 했던 어른들을 절대로, 절대로 용서하지 마라.
돌아올 수 없는 아이들을 대신해서 오늘 그 교문 안으로 내 발걸음을 디뎠다.
201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