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효하는 바다
2015. 1. 3. 08:40ㆍDSLR 이야기/풍경
포효하는 바다
2014년 마지막 날, 어린 시절의 한 귀퉁이를 오랫동안 함께 했던 친구 한 명을 우리 곁에서 떠나 보냈다
국화꽃 속에 앉아있을 그 친구를 만나러 가던 길에, 답답한 가슴을 달래려고 찾은 바다는 마치 내 마음처럼 몹시 흥분해 있었다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한참을 바닷가에 서 있다보니 그토록 파닥이던 가슴이 조금은 잔잔해져 오고
나도 몰래 흘러내리던 눈물도 차라리 얼음처럼 동결되어 내 붉은 눈 속에, 텅 빈 가슴 속에 시리게 박혀 버렸다
짧은 삶을 살다간 내 친구야
저 바다처럼 분노 하시게
저 파도처럼 울분을 토하시게
그리고..저 성난 파도가 만들어 준 고운 무지개를 타고 좋은 곳에 잘 가시게
그대의 또 다른 삶은 평온한 바다처럼 언제나 고요하고 잔잔하기를 바라네
문득..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은 모두 한 몸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만...
1월 1일, 꽃 속에서 웃는 그대를 보니 내 마음도 저 파도들처럼 산산히 부서져 가네.
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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