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날에는

2018. 8. 31. 23:21내 삶의 흔적들/생각





그리운 날에는






이렇게 가슴이 요동치는 날에는 포효하는 바다에 가고 싶다

파도에 부서지는 포말의 가슴에서 나와 같은 심정들을 마주하고 나면

쿵쾅거리던 내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라앉을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머리가 혼란한 날에는 오르기 힘든 악산에 가고 싶다

숨 헐떡이며, 오로지 오르는데 집중하며 한 발 한 발 걷다보면

산 정상의 산뜻한 바람이 허접한 생각과 번민들을 날려 줄지도 모르니까


빙산에 갇혀 심해를 떠도는 상상도 해보고

구름 위에서 뛰어내려 바람 부는 데로 흘러가는 상상도 해보고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게 가고 싶은 곳들을 떠다니는 생각도 해보고


그렇게 흐르다 구르다 쓰러진 곳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야생화 한 포기에 얼굴을 묻고 그 향기에 취해 하늘을 보고 누우면

헛헛한 내 삶의 조각들이 예쁜 꽃잎을 입고, 혹시나 그 꽃 속에서 총총히 걸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립고 그리운 날에는 목이 터질 때까지 노래라도 부르고 싶다

그러다 지쳐 쓰러지면 차라리 가을 단풍처럼 붉게 물들리라

누군가를 위해 내 모두를 태우듯이...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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