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루
2009. 2. 11. 23:02ㆍ내 삶의 흔적들/일상
어느 하루
2월의 어느 날.
기온은 영상으로 올라오기 시작하고
하늘은 뿌연 먼지를 뿌려놓은 듯 상쾌하지가 못하다.
마음은 바삐 움직이는데 정신은 왠지 집중이 되지 않는다.
잠을 못 잔 것처럼 눈꺼풀은 자꾸만 무거워지고 몸까지 나른해 지니
잠시 짬을 내어 지나가던 저수지 주변을 여기저기 기웃거려 본다.
물 위를 스쳐 온 바람은 겨울 소리를 내며 내 귀를 빨갛게 어루만지고
한쪽엔,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아직도 제자리 인양 떠나지를 못하는데
그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연으로 떠난 작은 잉어 두마리가 애처롭다.
찬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초연히 앉아있는 사람.
낚싯대를 드리운 꾼의 모습은 한가롭기만 하고...
저 건너 산기슭을 돌아오는 반짝이는 물결이
벌써 봄바람처럼 찰랑거리며 밀려온다.
이제 봄이 가까워졌나보다.
2009.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