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걸터 앉아

2009. 10. 28. 13:57내 삶의 흔적들/생각

 

 

홀로, 소통의 긴 터널을 헤매다

가을 볕 위에 걸터앉으니

사랑하는 이의 품속같이 따사롭고 포근하다

 

투명한 햇살, 여유로운 하늘

갈대를 닮은 부드러운 바람

예쁜 잎새들의 귀여운 조잘거림과 발랄한 웃음들...

 

정성 가득 예쁘게 버무려 님의 품에 안기니

부끄러운 듯 얼굴 붉힌 화색 고운 가을아

 

그대..

어렵게 마주앉아 못다 한 얘기 나누는데

무슨 일로 맑은 낮 빛에 시린 아쉬움 묻어날까

 

내키지 않는 미련 일랑 빈 의자에 널어놓고

후회 없이 나와 함께 며칠만 쉬었다 가세

 

서산을 넘는 구름처럼 서러운 발길 재촉한들

누가 나처럼 살갑게 님을 대하리오

 

 

 

 

가을 날 오후..

빈 공간에 홀로 앉아 있으려니 세상이 참 평화롭다.

 

 

 

2009.10.28..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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