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애상
2010. 1. 22. 10:54ㆍ내 삶의 흔적들/생각
겨울은..
두꺼운 군살 속으로 스며드는
서슬 퍼런 큰아버지의 회초리
발바닥 깊은 밑둥부터 전해오는
알 수 없는 두려움
겨울은..
나뭇가지를 부단히 오르내리다
추위를 피하지 못한 어린 애벌레
여린 살갗 위에 남아있는
내 여름 종아리의 검붉은 슬픔...
낮 익어가는 이 겨울에
햇살조차 두려워 까치발로 기웃거리는
아찔하게 날이 선 마음이
지구 저편 움직이는 섬
아이티의 빈 하늘에서 떨어지는
저 어지러운 눈물에야 비할 수 있을까
흙 담 옆,
햇살 예쁜 어머니 의자를 뒤로하고
미간에 난 깊은 수로를 따라
끈적끈적한 내 마음이 한없이 흐른다
아이티..
그 처절한 울부짖음이 내 아픈 겨울보다 더 슬픈날에...
20010.01.22..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