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22. 17:25ㆍDSLR 이야기/풍경
안개가 만든 눈꽃
흐드러지게 핀 하얀 안개꽃을 만난다는 생각에 밤 잠 설치며 일어나
새벽잠을 쫓으며 달려 갔지만 소양 3교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서릿발 같은 바람만 인적 없는 다리 위를 전속력으로 내달릴 뿐
아쉬워 하며 서 있는 내 시선엔 눈 한 번 맞춰 주지 않는다
어둠을 헤치며 몰래 왔건만 첫걸음 한 걸 용케도 알아차렸나 보다
애마의 고삐를 당겨 소양댐 정상 쪽으로 바삐 달려가 본다
소양댐 정상에 이르니 하늘도 땅도 온통 안개로 덮여 있다
시퍼런 물 위에서 쉼 없이 피어 오르는 물안개..
찬 바람은 그 물안개들을 빚어 주위를 온통 하얗게 만들어 놓았다
마치 눈이 온 것처럼...
언뜻 언뜻 보이던 파란 하늘은 금새 또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그 하늘을 기다리고 있는 나와 숨바꼭질 하듯이...
오늘 하루..
엉뚱한 곳에서 자연의 예쁜 모습을 보고, 느끼고, 가슴 가득 담아 왔다
무기력증에 빠져 허우적대던 내 마음이 하얗게 물들어 왔다.
2012.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