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만난 연꽃
2013. 7. 20. 23:28ㆍDSLR 이야기/풍경
빗속에서 만난 연꽃
꽃잎에 맺힌 빗방울이 너의 눈물 같아서 한없이 애처롭게 바라보다가
땀인지 빗물인지 모를 물방울이 내 입술에 스며들고나서야 젖은 시선을 빗속으로 옮겼다
어쩌면 네 안의 서글픔일지도 모를 그 물방울들이 뭉쳐 져
발아래, 그 뿌연 심연으로 굴러 떨어지는 소리들을 듣고 있으려니
마치, 바다를 흠모하는 열정의 파도처럼 세상 위의 모든 소리들을 잠재운다
채워지면 비우고 채워지면 비우는,
허리를 숙여가며 품에 안긴 보석 방울들을 아쉬움 없이 쏟아내는 연잎의 지혜를 생각하는 사이에
알 수 없는 여운만 내 맘 깊은 곳에 가득 남기고 빗속의 하루는 그렇게 연꽃 속으로 녹아 들어갔다
피고 지고, 또 피고 지는...
끝없이 이어지는 윤회의 시간 속에서,
내 가슴을 뛰게 한 너라는 인연을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진흙이 잔뜩 묻은 바지를 들여다 보며 나를 흘겨보던 집사람의 눈빛 조차 화사 하기만 하다.
201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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