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7. 20:24ㆍDSLR 이야기/풍경
전주 한옥마을을 걷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낮선 새벽길을 걷는 경험은 묘한 흥분을 일으킨다
새로운 빛이 세상을 밝힐 때 잠에서 덜 깬 시야에 들어오는 처음 보는 풍경에 대한 기대감과
차가운 발걸음 위에 켜켜이 쌓여있는, 아직도 꺼지지 않은 간밤의 가로등 불빛에서 느껴지는 많은 이야기들과
아무도 깨어나지 못 한 이 새벽에도 여전히 화사하게 변신하고 있는 가을이 모두 나를 위한 것 같아서 더 그렇다
오목대가 있는 언덕에 올라, 잠에서 깨어나는 수 많은 한옥들의 아침 기지개를 내려다 보는 동안
어느 새 차가운 새벽 공기가 내 손을 잡고는 낮선 체온을 전해 주고 저 만치 새벽 속으로 달아난다
시린 손을 주머니에 넣고 이 곳 저 곳을 둘러보는 사이에
나의 하루는 굴뚝의 연기처럼 세상 속으로, 사람 속으로 깊이 스며들었다
날 보며 웃는 햇살의 따스함 같이...
텅텅 비었던 거리에는 어느 덧 걸음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그 화사함과 요란함과 쾌활함에 밀려 시간도 점 점 천천히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칼국수 한 그릇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
그 부지런한 사람들 틈에 끼어 모처럼 활기찬 거리를 맛있게 구경했다.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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