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2014. 11. 7. 20:43ㆍDSLR 이야기/풍경
은행나무
금요일 저녁..
해가 막 넘어 간 가을저녁 위에 노오란 은행나무 잎들이 황금처럼 내려앉아 있었다
누구는 이제 막 낙하를 시작하고 누구는 이미 길 위에서 겨울 가까이로 굴러가고...
저 노오란 융단 위에 누우면,
무채색으로 염색됐던 내 깃털도 마치 저들처럼 멋지게 물들어 잘 날아갈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지나면 황금옷을 모두 떨구고 알몸으로 겨울을 견뎌 낼 이 나무들...
그것은 새로운 봄날에 돋아 날 새싹을 위한 고귀한 잉태의 시간이 될 것이다
희노애락을 거쳐 온 화려했던 나의 가을도 이제 겨울을 맞이하려 한다
입었던 옷들 모두 다 벗어던지고 혹독한 추위를 감사히 받으며 또 다른 봄을 맞이해 봐야지...
햇살 속에서 만났다면 더욱 찬란했을 노랑..
그 형언할 수 없는 그리운 색을 아린 가슴 위에 진하게 덧칠해 본다
다가 올 찬란한 봄을 꿈꾸며...
20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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