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막이 옛길을 걸으며
2015. 4. 27. 20:03ㆍDSLR 이야기/풍경
산막이 옛길을 걸으며
여름보다 더 여름 같았던 4월의 마지막 주말..
가벼운 마음을 어깨 가득 둘러 메고 산막이 옛길을 걷노라니 흐르는 땀이 강물이 되어 손수건을 흠뻑 적신다
좁은 길을 교차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발걸음은 더디고
그 덕분에 예전에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찬찬히 바라보며 걷다가 쉬다가,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리며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음미하는 시간을 오롯이 가질 수 있었다
달달한 막걸리 잔 속에서 찰랑거리던 흥겨운 노랫가락을 들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던 잠깐의 시간이 좋았고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작년에 친구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 시간 속에 잠시 머물렀던 순간도 좋았다
봄날의 하루가 돋아나는 연록의 새순처럼 싱그러웠던 날,
강을 내려다 보며, 그 강을 스쳐 온 산뜻한 바람으로 흐르는 땀을 식힐 때의 그 청량감이 아직도 얼굴을 스친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읊었던 엘리엇의 싯구가 생각나는 밤이다.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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