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보내며

2007. 9. 27. 22:28내 삶의 흔적들/얘기

 

 

 

 한가위를 보내며

 

 

 

 

 

  낚시터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은 시각은 해가 서산에 기울기 시작하던 때였다

3.2칸대 한대를 여유있게 펴 놓고는 서너번의 밑밥을 던져 넣었다

 

표면에서의 활발한 고기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표층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은 바닦낚시에는 별로 좋은 조황을 주지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녀석들의 활발한 입질이 오기 시작했다

모두 다 발갱이급 잉어들이다

힘들은 얼마나 좋은지 손맛을 보기에는 딱이다

대 여섯마리의 잉어를 올리고 나니 집사람이 저녁 요깃거리를 챙겨 가지고 왔다

 

   송편과 과일을 옆에 두고는 찌를 곁는질하며 몇개를 집어 넣었다

반달처럼 생긴 송편이다

그리고는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본다

잡는데만 너무 욕심을 부렸나?

 

땅위로 높이 솟아있는 교회의 탑위에도 밝은 불빛이 켜져 있고

어느새 밝고 커다란 한가위 보름달이 중천에 떠 올라있다

바짓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몇장 찍었다

둥근달과 낚시터의 적막함까지...

그리고 가족의 건강도 빌었다

 

비록 지금은 혼자서 이 어둠속에 묻혀 있지만

함께 의지하며 가야 할 가족이기에 빠뜨릴 수가 없는 것이지...

 

간만에 너무 힘찬 챔질을 한 탓인지

아니면 잘못 힘을 주었는지, 손 바닦과 손목 사이에 물집이 잡혔다

더 이상 할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온다

11시를 넘기면서 정리를 했다

 

   이렇게 나의 명절은 ,

약간의 설래임과 무덤덤함, 그리고 그리움을 안은 채 조용한 시간들과 함께 지나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이...

 

  내 머리위에 앉아있는 보름달은 여전히 세상을 밝게 비추고 있다

 

   오늘밤도 무수한 인간사를 굽어 살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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