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것에 대하여

2007. 9. 20. 21:09내 삶의 흔적들/얘기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하여

 

 

 

 

  추석을 앞 두고 거래처를 돌아 다니느라 늦은 점심을 시키고는

뻐근한 허리를 만지고 있었다

 

그 사이에,

같은 공간을 메우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잠시 살펴 본다

아래 위로 움직이는 손의 활동량으로 봐서는 다들 나처럼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반찬을  몇가지 내려 놓는다

그러자 어디서 들어 왔는지 큼지막한 파리 한마리가

헬리콥터 날개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덮쳐온다

 

어라?

내려 앉기도 전에 잽싸게 귀때기를 때렸다

한쪽에 쳐박혀 한참을 누워 있더니 다시 날아 올라서는 건너편 벽에서 뭔가를 살피고 있다

밥이 나올려면 아직 얼마간의 여유가 있기에 물 수건으로 손 바닦을 닦으며 호기심에 찬 눈을 낌빡이며 지켜본다

 

저 녀석이 어디로 갈려나?

 

잠시 후,

다시 비행을 시작하더니 바로 옆 테이블에 서슴없이 앉아 버린다

나는 슬며시 고개를 돌려 가만히 누워있는 내 숟가락을 만지작 거린다

 

둘이서 먼 이야기를 그리 열심히 하는지

녀석이 앉아서 열심히 반찬을 축내는 줄도 모르고...

 

갑자기 내 마음이 아팠다

여기서 쫓아봐야 거기서 거긴데...

내 반찬 축내는게 싫어서 남의 밥상에 보낸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다

 

에고...!

미안해 죽겠다.  ^.~

 

 

'내 삶의 흔적들 > 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사 때려 쳐  (0) 2007.09.29
한가위를 보내며  (0) 2007.09.27
나의 어머니  (0) 2007.09.18
쌍 폭포  (0) 2007.09.14
구두닦는 여자  (0) 2007.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