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가자

2008. 6. 18. 11:20내 삶의 흔적들/생각

 

 

 

친구야

 

좀 늦으면 어떤가

빠르다고 다 좋은게 아니라는 것은

자네도 잘 알잖아

 

가파른 산을 내려 온 물이 계곡을 따라 급히 흐를 때

왜 바위들과 부딪치며 내려가는지

 

얼굴을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이 여름을 안고 웃음 지을 때

왜 수많은 나뭇잎을 스치며 지나가는지

 

우리의 마음이,

모진 세파(世波)에서도 견딜 수 있는 건

많은 고민들과 부딪쳐왔기 때문이란 것을...

 

친구야

너도 잘 알잖아

그 동안 앞 만 보고 잘 해 왔잖아

 

고통이 휘몰아치듯 겨울 바람이 가고 나면

꽃잎을 스치는 순한 바람이 오고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짙은 어둠이 가면

또 뽀오얀 새벽을 맞이한다는 것을...

 

지금은 비록 도시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해도,

세상에 쫓기듯이 살아간다 해도

 

어제 한 걸음 뒤쳐지고 오늘 한 걸음 늦게 출발한다고 해도

내일 아침에 태양을 맞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다 같을 거야

 

친구야..

그러니까 우리는 좀 천천히 가자

우리는 좀 천천히 가자

 

 

 

 

2008.06.18..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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