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다
2008. 11. 21. 23:00ㆍ내 삶의 흔적들/생각
이상하다
소리를 잊어버렸다
큰 소리로 내 앞길을 두드리던
세상의 기척마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상하다
빛깔을 잊어버렸다
원색으로 나를 유혹하던
화사한 하늘마저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하다
냄새도 잊어 버렸다
밤새 나를 흥분시키던
나신의 체취마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철부지 같은 표정을 얼굴에 묻히고
맨땅에 주저앉아 하늘을 보는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천진한 웃음을 귓가에 가득 걸고
굴러오는 겨울을 바라보는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 추웠던 계절,
시린 발끝에 남겨놓은
옛 여인을 추억하고 있는가
2008.11.21..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