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2008. 12. 24. 12:50ㆍ내 삶의 흔적들/생각
복잡한 도시의 한 켠에서
꿋꿋하게 서 있는 그대가 대견하다
알코올로 저며진 네온의 축제는
아직도 휘청거리며 이어지고 있는데
그대의 턱밑에 등 내밀고
식은 사랑에 불붙이는 적막한 어둠들
새벽달 시린 시간을 돌아 나오는
비틀거리는 회색 하늘과
언 땅 위를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얇은 외투속의 달동네 그림자
초점을 잃은 청춘들의 외진 얼굴조차
넓은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그대
맞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그대야 말로
나의 진정한 희망이다
2008.12.24..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