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 시

2009. 3. 31. 14:28내 삶의 흔적들/생각

 

 

마누라의 성화에도

꿋꿋하게 낚싯대를 다시 챙기는 건

어지럽고 막막한 내 마음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낚싯대를 드리운 채

한가하게 물 위를 바라보고 있는 건

그 잔잔한 물결 위에는 늘

고요함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 눈을 혹사 시키며

찌의 움직임을 유심히 기대하는 건

하늘을 내닺는 그의 힘찬 발걸음이

나에겐 큰 기쁨이기 때문이다

 

아까운 시간만 축낸다는

사람들의 한마디에도

스스로 당당할 수 있는 건

내가 그 시간 속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곳엔 분명 뭔가가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결코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다

다만 느끼지 못 할 뿐...

 

그렇게 잡은 물고기를

미련 없이 다시 놓아주는 건

나도 그들처럼

또 자유롭고 싶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억누르는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싶다.

 

 

2009.03.31..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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