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2010. 10. 27. 19:37ㆍ내 삶의 흔적들/얘기
특별한 날
10월 27일.
오늘은 결혼기념일이다.
19년 전 오늘은 무척이나 화창하고 예쁜 날이었는데
오늘은 왜 이리도 을씨년스럽고 바람까지 싸늘한 표정으로 얼굴을 부벼대는지 모르겠다.
그날과 오늘의 기온차이 만큼 내 마음도 너그러워져서 전형적인 맑은 가을 하늘처럼 높고 투명했으면 좋겠다.
퇴근 무렵,
결혼기념일이라고는 하지만 특별한 이벤트는 계획하지 못하고
간단하게 외식이나 할 요량으로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퇴근 하셨나?
응~~~!
근데, 지금 저녁 먹고 있는데?
어? 벌써?
어디서?
누구랑?
직장 친구들과 미뤄뒀던 거라 빠질 수가 없어서...
...
...
8시 쯤 갈거니까 운동이나 하고 오셔~~~~!
헐~~!
왜 하필이면 오늘...
에혀~~~!!!
자기는 배불이 먹고 와서 나에겐 대충 식은 밥 비벼주려나 보다.. 쩝.
아니지..
맛있는 거 잔뜩 사가지고 와서 쐬주 한 잔 기울이며 같이 먹자고 할지도 모르니..
아무것도 먹지 말고 기다려 봐야겠다.
2010.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