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사랑
2011. 5. 4. 21:02ㆍ내 삶의 흔적들/생각
바다야, 사랑한다
너를 처음 만난 9살 때도 그랬었고
고뇌로 가득하던 사춘기에도 그랬었고
그저 옹졸한 핫아비인 지금도 그렇다
보고 싶어서..
너무나 보고 싶어 찾아간 나에게
내 키 보다 더 큰 파도로 쫓아냈을 때도 그랬고
촉촉한 손길로 내 건조한 심장을 달래줄 때도 그랬다
유일하게 웃음을 나눠 준 너를
작지만 소중함을 알려 준 너를...
그래, 그렇게 사랑했었다
언제까지 인지는 모르겠다만
인생이 꼬부라진 지팡이를 끌며
허기진 언덕을 힘겹게 넘어갈 때도
여전히 나는 너를 의리 있게 사랑할게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바람이 희롱하고 거친 해일이 위협해도
너도 그냥 그 자리에서 기다려 줬으면 좋겠다
그 존재만으로도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게...
바다야, 사랑한다
눈부시게 빛나는 저 5월의 햇살만큼
제 살을 깍아 보석이 된 저 모래알만큼
나는 너를 사랑한다
201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