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도 아픔을 먹고 산다

2011. 8. 7. 22:50내 삶의 흔적들/생각

 

 

어둠을 삭이며 걸어가던 하얀 발자국들

여름날 가랑비 되어 촉촉히 날리는데

아직도 해동되지 않은 그때의 침묵은

단단한 얼음에 갇혀 가쁜 숨만 쉬고 있다

 

봄이 오고 또 가기를 수 십 번

길섶의 야생화는 점점 더 화려해 지고

여린 나무의 복근조차 더욱 튼실해 지는데

언제쯤이면 내 가슴에도 봄 같은 봄이 올까

 

컴컴한 밤길에 켜켜이 쌓여가는 달빛

그 아래 홀로 가슴 졸이는 내 분신 조각들

가슴에서 울려 나오던 소리 없는 아우성들이 내려

이 어둠을 이렇게도 하얗게 만들었는가

 

그날의 시간들이 다시 돌아 와

걸었던 그 길을 다시 한 번 갈 수 있다면

어둠 속에 묻어 둔 그때의 침묵들을

이제는 온전하게 토해낼 수 있을 텐데...

 

 

 

나의 겨울 발자국을 돌아보며...

 

 

 

201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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