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아침을 바라보며
2012. 9. 27. 08:59ㆍDSLR 이야기/풍경
동해의 아침을 바라보며
큰어머니의 팔순 잔치가 끝나고 마련한 조촐한 뒷풀이..
술 한 잔에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부어 마시며 편안한 시간들을 가졌다.
과하게 섭취한 알코올 때문인지 밤새 뒤척이다 깨어난 아침..
창밖으로 보이는 저 바다 끝에서는 벌써 여명이 걸어나오고 있었다.
벌컥 벌컥 냉수를 한동안 들이키고는 창밖으로 나가
붉게 물들어 가는 아침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저녁무렵의 노을을 보는 듯 하다.
세상은 어쩌면 이리도 혼돈의 세계 같을까?
아침이 저녁 같고 저녁이 아침 같은...
어쩌면 살아가는 일 자체가 혼돈 일지도 모르지.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공간 속에서 무엇이 어둠이고 무엇이 밝음인지
밝음으로부터 어둠이 오는지, 어둠으로부터 밝음이 오는지 알 수 없는 현실들...
어둠이 자라 아침이 되고 밝음이 자라 다시 어둠이 되 듯
기쁨도 가슴 아린 기억도 지나고 나면 모두 같은 것이란 걸 이제야 조금씩 알아간다.
무겁게 지끈거리는 이마 위에선 연신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잔잔한 바다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얀 파도만 쉴 새 없이 보내오고 있다.
마치, 간밤에 나와 함께 했던 내 맘 속의 깊은 그리움들 같이...
저 찬란한 밝음이 내 머리에 닿는 순간, 난 하얗게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
매일 저 바다가 파랗게 새로 태어나듯이...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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