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
2013. 1. 21. 20:19ㆍDSLR 이야기/풍경
선자령
끝없이 이어진 새하얀 눈 길..
끝없이 이어지는 사람들의 행렬..
태산이라도 옮길 것 같은 거센 바람과
무섭게 휭휭 거리며 돌아가는 거대한 몸집의 바람개비들과
그 속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해맑은 미소와 화사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길고 긴 눈길 산행을 마무리 하고 하얀 입김을 뿜어내는 솥 앞에 앉아
쫄깃한 감자떡과 따끈한 어묵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여유가 좋았다.
맘속에 남아있던 일상의 묵은 부스러기들을 눈 속에 묻고
품고 있던 나의 깊은 그리움들을, 함께 한 하얀 바람과 서로 나누며
뽀드득 뽀드득, 원시의 겨울 언어로 허전한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소한,
실로 4년 만의 아름답고 긴 눈길 산행이어서 좋았다.
그래,
그래서 참 좋은 하루였다.
20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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