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2

2014. 9. 22. 21:26내 삶의 흔적들/얘기

 

 

 

 

아들아, 잘 지내지?

첫 훈련은 어땠니?
많이 힘들었지?

이제 시작이니까 힘들고 어색하겠지만 조금씩 적응하며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네가 떠난지 며칠 되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머릿속은 온통 네 생각으로 가득 차있구나

어제 아침엔근하여 을지카페에 들어가 상황도 파악하고 네게 첫 편지를 쓰는 동안 울컥하는 기분을 간신히 억눌렀다.

 

그저께 밤에는 네가 보내준 음성녹음을 엄마는 계속 되돌려 들으며 앉아 계시더구나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아빤 그 표정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 말은 안해도 잘 알고 있었지...

그래도 너의 그 밝은 목소리를 들으니 한결 어둡던 표정이 밝아지더라

집안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썰렁하고 고요한 것 같아서 여전히 맘이 좀 그렇다

얼마나 더 지나야 이런 마음이 가라앉으려는지...

 

토요일에 너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해 놓을 걸 하는 아쉬움이 전화를 끊고 나니 생각나더라

얼마나 아깝던지.. 후회를 많이 했다

갑자기 받은 전화라 얼마나 반갑고 흥분되던지 아무 생각이 안나더구나.

 

엄마는 아무 내색을 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이 어떨지는 너도 잘 알거야

하지만 아빠가 걱정 말라고 많이 다독여 드리고 있으니 걱정 말구...

네 몸 건강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란 거 알지?
늘 그걸 잊지 말고 관리 잘 해야 한다.

 

중사님도 좋으신 분 같고 중대장님께서도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시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놓인다

차츰 엄마 아빠가 걱정했던 것들이 잦아들거라 생각해

힘든 만큼 그 만큼 더 건강해질거란 믿음으로 훈련 열심히 받구...

 

또 소식 전할게

감기 조심하구...

홧 팅~~!!!

 

사랑한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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