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이 보내 준 선물

2015. 2. 18. 14:34내 삶의 흔적들/얘기

 

 

 

 

 

군에 간 아들이 보내 준 선물

 

 

 

 

 

며칠 전, 군에 간 아들 녀석으로 부터 택배 하나가 도착했다

사전에 아무 얘기가 없었기에 뭔가 하고 받아보니 한우가 든 선물 셌트였다

 

그날 저녁, 녀석으로 부터 안부전화가 걸려 왔기에 왠 거냐고 물었더니

설 명절 날 함께 하지도 못하고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 차롓상에 올려 드리라고 보냈다는 것이었다

 

무슨 돈이 있어서 이 비싼 걸 보냈냐고 했더니 그 동안 모아 둔 돈이 좀 있었다고...

녀석..일병 봉급이 얼마나 된다고...

기특한 생각에 한동안 마음이 먹먹해 졌다

 

다음 날, 늦게 들어 온 나에게 집사람이 다가 와 하는 말이 다시 한 번 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헬기 레펠을 했는데 마침 그 수당이 나와서 선물을 보냈다는 것이었다

녀석..참...

 

요즘 혹한기 훈련 받느라 많이 힘들텐데...

그 돈으로 먹고 싶은 것이나 많이 사 먹지...

 

아들녀석이 위험과 맞바꾼,

귀하디귀한 돈으로 산 이것어찌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일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이다

이미 고속도로는 고향을 찾는 자동차들의 행렬로 주차장이 된지 오래고

고향에 가지 못하는 나의 마음도 아직 그 길 위에 머물러 있는 기분이 든다

 

어둡게 내려앉은 하늘에선 금방이라도 뭔가 내릴 것 같은 분위기에 자꾸 밖을 내다보게 된다

먼 길을 오가는 사람들에겐 반갑지 않겠지만, 혹시라도 내 허전한 마음을 하얀 눈이라도 내려와 채워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들 녀석 때문에 이번 명절은 또 다른 의미 있는 설이 될 것 같다

모두가 여유롭고 정겨운 설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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