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기산 설경..#1
2017. 1. 22. 11:37ㆍDSLR 이야기/풍경
태기산 설경
어둠 속, 눈 밟는 소리가 유난히 컸을까?
그래서, 고요하던 새벽을 일찍 깨웠을까?
산 중턱을 다 오르기도 전에 이미 여명은 다가오고 있었다
이윽고 떠오르는 일출...
발아래 산머리까지 뒤덮은 두꺼운 구름을 뚫고 떠오르는 붉음이 오묘하다
마치 동해의 푸른바다 위 하얀 파도 속에서 뜨거운 용암이 올라오는 듯하다
한동안 숨을 멈추고 그 장엄한 광경에 빠져든다
햇살이 온 산에 퍼져오자 서서히 빛나기 시작하는 태기산..
하늘은 푸르고 하얀 눈에 반사된 햇살은 탄성을 지르며 뛰어다닌다
눈이 부시다, 아니.. 시리다
그 빛이 마취제 였는지.. 난 내 자신도 잊고 그저 가쁜 숨만 몰아쉬며 한동안 헤매고 다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상으로 향할수록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뺨과 귀는 점 점 더 시려오는데
어느 샌가 안개가 태풍처럼 몰려 와 푸른 하늘을 뒤덮고는 간간히 눈을 뿌려주고 있었다
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가벼운 걸음으로 내려오는 내 마음이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태기산..
땅에는 하늘이 만든 꽃이, 나무엔 안개가 만든 어여쁜 꽃이 만발했던 곳..
추위도 잊은 채 온전히 그 속에 묻혀 있었던 시간들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들의 미소처럼 예뻤다
201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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