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14. 22:21ㆍ내 삶의 흔적들/얘기
31년만의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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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을 한 탓인지,
약간의 속쓰림과, 전날부터 시원찮았던 두통을 참으며 눈을 떴다.
지난 밤, 그 기쁨과 흥분과 열정이 아직도 식지 않은 채
파노라마처럼 내 시야를 스쳐가고
친구의 코 고는 소리는 마치 천둥소리 처럼 새벽을 몰고왔다.
어렴풋이 보이던 연약한 빛이 창문을 뚫고 들어온다
오른팔을 구부려 짚고 상반신을 칼처럼 세워
반 쯤 떠진 눈을 들어 그 빛을 찾았다.
일출이다.
고향에서 보는 찬란한 태양!
얼마만에 보는 장관인가
얼마만에 보는 뜨거움인가.
넋 나간 사람처럼 한참을 응시하다
나의 휴대폰에 몇 장 집어 넣었다
이 순간을 영원히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창문을 여니 그 뜨거운 열기가 바닷물에 반사되어
내 몸 속으로 스며든다
아~싱그러운 아침이다
나도,모든 친구들에게도 이 느낌이 영원하길 기대해 본다.
친구들아 정말 반가웠다
그리고 고마웠다
출발하기 전의 그 흥분과 설레임이 헛되지 않아서...
못 알아보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기우로 끝나서...
시간은 우리에게 허락도 받지않고 그렇게 흘러갔으나
친구들의 모습은 여전히 그 시절 그 사진처럼 순수해서...
만남의 자리를 위해 고향에서 준비하고 도와 준 친구들과
먼길 마다않고 찾아 준 객지 친구들아~
정말 수고 많았다
정말 고생했다
우리, 간밤의 그 추억을 잊지말자.
때때로, 일상이 우리의 마음을 흔들 때
가슴가득 모아 둔 추억의 주머니를 열어 만져보자.
거기에 우리들의 기쁨이 있으므로...
난~
몇 일 동안 또 밤잠을 설치게 생겼다. ^*^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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