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 시
마누라의 성화에도 꿋꿋하게 낚싯대를 다시 챙기는 건 어지럽고 막막한 내 마음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낚싯대를 드리운 채 한가하게 물 위를 바라보고 있는 건 그 잔잔한 물결 위에는 늘 고요함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 눈을 혹사 시키며 찌의 움직임을 유심히 기대하는 건 하늘을 내닺는 그의 힘찬 발걸음이 나에겐 큰 기쁨이기 때문이다 아까운 시간만 축낸다는 사람들의 한마디에도 스스로 당당할 수 있는 건 내가 그 시간 속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곳엔 분명 뭔가가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결코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다 다만 느끼지 못 할 뿐... 그렇게 잡은 물고기를 미련 없이 다시 놓아주는 건 나도 그들처럼 또 자유롭고 싶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억누르는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싶다. 2009.03.31..진.
2009.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