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5. 22:25ㆍ내 삶의 흔적들/얘기
층간 소음
얼마 전의 일이다
깜빡 잠이 들었다가 뭔가 육중한 소음에 잠이 깬 것은 새벽 두시가 막 지난 시간이었다
가만히 들어 보니까 그 시간에 의자 끄는 소리며 구슬을 떨어뜨리는 듯,한 소리며
아이들이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는 듯,한 소리들이 쉴 새 없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잠이 깰 정도니 도대체 그 집 어른들은 무엇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윗층에서는 이런 장난을 할 사람이 없는데 어디서 들려오는 것인지...
다음 날..
집 사람을 시켜서 위층에 알아 본 결과 그 시간에는 손님도 없었단다
귀신이 곡 할 노릇이다
그러고 보니 이런 소음이 밤늦게까지 있었던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웃이니까 참고 살아온 것 뿐, 신경이 예민해져 일을 때는 가끔씩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좋은 게 좋다고 그냥 넘어간 것 뿐이다
그 날은 저녁 9시부터 그 쿵쾅거림이 시작되고 있었다
일찌감치 두 아들 녀석들을 각자의 방으로 밀어 넣고 공부에 열중하라고 일러 놓고는 TV를 보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려 내다보니 아랫집 아주머니께서 화가 난 얼굴로 서 계셨다
아저씨께서 택시 운전을 하시는데 잠을 청하려고 해도 시끄러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다며 좀 조용히 할 수 없냐는 것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일주일이면 며칠씩이나 그러면 어떻게 사느냐고...
마침 거실에 켜 놓았던 불도 꺼져 있었고 또 혼자서 TV를 보고 있던 터라
우리는 지금 누구도 걸어 다니지도 않으며 시끄럽게 하지도 않았다고 했더니
의심 가득찬 눈으로 열려진 현관문 사이를 잠깐 동안 들려다 보시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내려 가셨다
그 아주머니가 내려가신 후에도 그 소음은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그 아주머니 댁에 인터폰을 해서 좀 올라오시게 해서는
우리 집에서도 들리는 그 소리가 맞는지 확인을 시켜 드렸다
한참을 서서 듣고 계시던 아주머니는, 그 소리가 아주머니 집에서 들리는 소리가 맞다 고 하신다
그 동안 들었던 시끄러운 소리는 모두 우리 집에서 난 줄 알았다고 하신다
참 이게 뭔 일인지...
우리 집에서도 분명히 위층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위층도 아니란다
아파트에서의 층간 소음이 정말 문제다.
층을 뛰어 넘어서도 그 소리는 고스란히 전파된다
내 생각엔 옆 라인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아직도 그 소음의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아파트 전체 방송을 통해서 몇 번의 자제를 당부하는 방송이 울렸을 뿐
아직도 그 소음들은 여전히 들려오고 있다
지금 이 시각에도 가끔씩 무거운 물체가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부디,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소리가 아니길 기대 해 본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절실히 필요한 때 인 것 같다.
더불어 사는 것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