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가는 길에

2007. 11. 20. 11:19내 삶의 흔적들/얘기

 

 

 

 

그대 가는 길에 

 

 

 

 

간밤에 내린 하얀 첫 눈이 소리 없이 앉아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차마 하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이...

 

13시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니 모든 것이 꿈처럼 느껴졌다

어린 시절의 하얀 꿈처럼...

 

첫 눈이 온 날,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 위에 자신의 그림자를 새기듯이

 그 친구가 걸어왔던 길도 결코 어지럽지 않았으며

욕망으로 가득 차지도 않은 삶을 살다 갔다

우리가 걸어 갈 길을 인도하듯이....

 

살아서 헤엄치지 못했던 그 바다를

이제 한 줌 재가 되어 친구들에 의해 그 바다를 타고

영원한 곳으로 떠나 간 친구.

 

친구가 타고 떠난 그 파도는 언제나 그곳을 그리워하며

우리가 너를 찾을 때마다 기쁨의 손짓을 해 주리라 믿는다

 

그리고 미안하다 친구야

   관심을 가져주지 못해서...

 

훗 날,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나자.

 

 

 

 

 

친구를 가슴에 묻고 왔다.

내 눈물을 타고 좋은 곳으로 잘 가기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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