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준비
2007. 11. 26. 10:31ㆍ내 삶의 흔적들/얘기
겨울 준비
11월의 마지막 월요일을 맞이했다
아직도 머물고 있는 아침의 어린 안개는
마치 욕심 없이 살라는 듯이 짙은 모습을 하고는 가까운데 만 보라고 손짓한다
가로수의 그 고운 맵시를 땅으로 보낸 계절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습을 안고 오고
저 안개 뒤에 숨어있는 햇살은 오늘도 어제처럼 곱게 비추려나?
김장을 한다고 처가에서 집에서,
일은 별로 하지도 않고 절인 배추에 맛있게 버무린 양념을 싸서 어찌나 많이 먹었는지 배탈이 나서 이 고생이네.
아침도 거르고 처가에 도착해서는 허기진 배를 채운다고 돼지고기를 그렇게 싸서 먹었으니 배탈이 날만도 하지.
다행이 날씨가 포근해서 더 이상의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큰 일을 마무리했다고 한 숨 돌리는 집사람을 보니
내 마음도 편안해 진다
간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잔 탓이지 몸도 많이 무겁다
남들은 밥맛이 너무 좋아서 죽겠다는 데 나는 식욕도 떨어지고 잠도 제대로 못 자니
이거,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보약이라도 한 첩 먹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 동안, 밥을 보약 삼아 살아 왔으니
이젠 삐걱거리는 내 몸에 기름칠이 필요한 건 아닐까?
맛있게 담근 김장으로 우리 집 겨우살이 준비를 끝냈으니
이젠 나를 위한 겨우살이 준비도 좀 해야겠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