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닮기
2008. 9. 20. 01:54ㆍ내 삶의 흔적들/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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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둘...
혼자 세상 속에 떨어졌다
새로 만들어진 붉은 봉우리 옆에 웅크리고 앉아
무심히 눈을 마주친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이 예뻐 보였다
흘릴 눈물 조차도 말랐던 나와는 대조적으로
그냥 편안하게 하늘거리는 몸짓이 자유롭게 보였다
나무 그림자에 전신이 가려져 까치발로 햇볕을 쬐지만
불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그 때 난,
내 자신도 야생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세상의 어떤 바람과 그늘 속에서도 기어이 살아남아야 했으므로...
20여 년 동안,
나를 낳아 길러주신 살가운 얼굴들을 떠나 보내고
울렁거리는 자갈길을 밟으며 다짐했던 그 강렬했던 생각들...
야생화...
난, 그 질긴 삶을 닮고 싶었다.
2008.09.12..진.
명절이 싫은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