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체육대회 스케치
2008. 10. 15. 23:29ㆍ내 삶의 흔적들/친구
초등학교 체육대회
학교 운동장에서 돌을 골라내고 바닷가에서 모래를 퍼다가 깔기를 수 십 번...
교정 주변에 심었던 은행나무는 벌써 아름드리 둘레를 자랑하며 서 있고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마주보던 화단에 정성들여 심었던 향나무도
어느 덧 내 허리만큼이나 굵어져 있다.
600명이 넘던 그 시절의 사랑스런 재잘거림은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겨우 20여명 밖에 되지않는 학생들만이 저 큰 학교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우리들의 땀과 어린 추억들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이 교정이
언제까지나 저기에 서서 그때의 온기를 간직한 채
내가 발길을 할 때마다 반겨 주었으면 좋겠다.
간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대화는 즐거웠고 행복했다.
많은 말은 하지 못했어도 얼굴에 쓰여 있는 표정만으로도 그 뜻을 느낄 수 있었으니
그래서 친구인가 보다.
따갑게 우리의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던 저 햇살은
내일도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영원히 뜨고 질 것이다.
2008.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