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꾸러기

2009. 2. 23. 10:20내 삶의 흔적들/얘기

 

 

 

 

잠꾸러기

 

 

 

 

 

 

얼마전에 작은 녀석은 긴긴 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했다.

겨우내 빈둥빈둥 놀기만 하더니 개학이 가까워지자 뭐가 그리 바쁜지 허둥대기 일쑤다.

얼렁뚱땅 밀린 방학숙제를 하루에 마치고는 의기양양해 하는 녀석...

저게 아마도 나를 닮았나 보다.

 

개학을 하고 며칠을 다녔나? 

나는 쉬는 토요일이라 9시쯤에 일어났는데

거실에서 잠든 집사람과 녀석은 아직도 꿈속을 헤매고 있는지 고요하기만 하다.

깨우기도 뭣하고 해서 비스듬히 누워 TV를 시청하고 있는데

갑자기 요란한 전화벨이 조용한 아침을 깨웠다.

 

바쁘게 일어난 집사람이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

 

그런데요?

누구세요?

.....

 

네?

학교요?

 

아, 네~

안녕하세요, 선생님?

..........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보낼게요.

하고는 후다닥 작은 녀석을 깨우며 난리를 친다.

 

난 또 뭔 일인가 싶어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했더니

 

학교 가는 토요일 이란다.

 

 얼떨결에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는

세수도 안하고 현관문을 나서는 녀석을 보니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ㅋㅋ...녀석

 

방학동안 너무 놀았나?

학교 가는 것도 모르고 잤단 말이지?

 

참나...

 

 

 

 

 200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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