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

2011. 8. 15. 16:54내 삶의 흔적들/친구

 

 

여름 바다

 

 

 

푸른 하늘을 나는 갈매기 같이 나도 하늘 높이 날고 싶었다.

그저 입은 옷 훌훌 벗어버리고, 먼 곳을 볼 수 있는 날카로운 시력과 무서움이 배어나오지 않는 큰 가슴을 갖고 싶었다.

바다를 닮은 저 하늘 위에서...

 

친구를 만난다는 건 편안함을 만나는 일이다.

변해버린 모습에 실망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가끔 육두문자가 오가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세월이 지나도 친구들은 여전히 예쁘고 맑다.

거센 파도에도 절대로 밀려나지 않는, 단단하게 뿌리내린 바위들처럼 우직하게 산다.

그래서 바다는 친구들의 발걸음을 거부하지 않고 잔잔한 파도를 보내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허락했을 것이다.

 

2011년 뜨거운 여름 날,

고향 바다에는 친구들이 있었고 내가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추억이 있었다.

 

 

 

 

 

 

 

 

 

 

 

 

 

 

 

 

 

 

 

 

 

 

 

 

 

 

 

 

 

 

 

 

 

 

 

 

 

 

 

 

 

 

 

 

 

 

 

 

 

 

 

 

 

 

 

 

 

 

 

 

 

 

 

 

 

 

 

 

 

 

 

 

 

 

 

 

 

 

 

바닷가에 마련된 간이 무대에서 색소폰을 연주 하는 친구 부부의 은은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다.

많은 친구들이 함께 그 시간 속에 있어서 더욱 좋았다.

 

어수선한 삶이 딱딱하게 느껴질 때,

가끔, 아주 가끔이라도 바닷바람에 실려 온 그 부드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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