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1. 17:48ㆍ내 삶의 흔적들/얘기
매일 출근하는 여자
하루에 10 시간..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을 하니까 주당 근무시간이 무려 70시간이다
20대 파릇파릇한 청춘도 아닌데 이 정도의 노동 강도라면 40대 중반의 아낙에겐 무리일 수밖에 없다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일주일 내내 출근하는 아내
벌써 몇 개월 째 계속되는 출근과 야근으로 지친 기색이 역역하다
점점 줄어드는 몸무게와 힘들어 하는 얼굴이 안쓰러워 타협안을 제시했다
먼저, 8월 말까지만 다니고 일단 회사를 그만둔다
그리고 지친 몸 좀 추스른 다음 집에 있는 게 갑갑하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기로...
그렇게 약속을 하고 8월의 마지막 날을 맞아 출근한 아내는
윗사람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결국 빈손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인연의 끈 이란 게 그런 것인지, 그렇게 고민하고 고민하며 내린 결론이었는데 그걸 뿌리치지 못하고 오다니 참..
퇴근한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그 동안 회사 일 때문에 고생 한 것 보다
정이 많이 든 사람들과 몸에 익은 내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에 대한 서운함과 아쉬움 같은 것이 많이 배어 나왔다
그리고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늘 빡빡한 가계지출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또 그런 것들에는 애착을 갖는 마음을 보니 내 마음 한 구석이 찌릿해 온다
갑자기 아내에게 많이 미안해진다
여유롭게 쓸 수 있도록 벌어다 주면 저런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될 텐데...
그런 내 자신이 좀 무능력 해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복잡한 9월을 맞이하고 있다
가을이 오면, 그 투명한 햇살을 닮은 어여쁜 미소를 볼 수 있으려나...
201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