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3. 20:27ㆍ내 삶의 흔적들/친구
송년회
올해도 우리 친구들은 조용한 송년회를 보냈다.
버스를 타고 수원역에 도착 하자마자 약속 시간에 맞춰 영화표를 예매하고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를 않는다.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도착 시간을 맞춰 보니 막히는 길 때문에 족히 30분 이상은 걸리고도 남을 것 같아서
우선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사서는 고픈 배를 살짝 달래 주었다.
영화가 시작 될 시간 쯤 나타는 친구들을 앞 세워 조금 일찍 영화관에 들어가서는
봉투에 담아 온 햄버거를 먹이고 남은 음식들을 나눠 먹으며 영화 시작을 기다리는..
왜 맨 앞줄에 잡았느냐고 불만이다.
아니, 내가 그 자리를 일부러 잡으려고 잡았냐고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자리가 없어서 그런 게지...ㅎㅎ~~
12세 이상 관람가인 이 영화의 제목은 "오싹한 연애" ..
광고를 하는 중간에 맨 앞을 통해 자기들 자리로 가던 20대 초반 쯤 되어 보이는 어떤 여성이 한마디를 하는 바람에 뒤집어지고 말았다.
"이런 영화를 왠 할아버지가 보러 오셨네?"
맨 앞줄에 앉아있던 친구 하나가 워낙 바쁜 나머지 염색하는 걸 미루고 나왔는데 그 하얀 모발이 그 여성 눈에 들어 온 모양이다.
바로 뒤에 앉아있던 친구가 듣고는 얘기해 주는데 얼마나 우습던지 한 동안 친구끼리 소리 내어 웃고 말았다.
안그래도 만났을 때 그 하얀 머리 때문에 구박을 좀 줬었는데 하필 그런 얘기를 듣게 될 줄이야.
틈틈이 귀신이 나오는 영화라 분위기가 조금 오싹하긴 하지만 제목처럼 그렇게 오싹한 영화는 아니라는 거...
그리고 많은 장면들 중에서 유난히 뇌리를 떠나지 않는 한 마디가 있는데...
여자 주인공으로 나오는 손예진이 남자 친구를 사귀기로 합의 하고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할 무렵..
남자 친구가 물었다.
제일 먼저 뭘 하고 싶어? 했더니
이상한 표정과 소리를 한 참 내더니 하는 말..
"아~, 나 오르가즘 느끼고 싶다."
이런 요상한 말을 거침없이 내뱉고는 집으로 휙 들어가는데...
참 얼마나 귀엽던지...ㅋㅋㅋ~~
그 이후에 벌어진 영상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상상에 맡기고...
우여곡절 끝에 영화는 우리의 일상처럼 해피엔딩으로 아주 잘 끝났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조용한 닭갈비집에 모여 앉아 약간은 섭섭한 배도 채우고 알코올도 섭취했다.
지나 온 1년을 돌아보며 즐거웠던 일들과 서운했던 날들도 돌아보았다.
또 새로운 한 해가 돌아온다면 주춤거리지 않고 그 새로운 날들을 맞으리라 다짐도 했다.
두 커플이 참석하지 못 해 많이 아쉽지만 또 다음이 있기에 또 그날을 기다려 본다.
천안으로 향하는 친구의 차를 얻어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새로운 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어제와는 또 다른 새로운 하루가...
친구들아~
모두 한 해 동안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그 우정 변치 말고 열심히 그리고 건강하게 살아가자.
2011.12.21.
'내 삶의 흔적들 > 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리산을 걸으며 (0) | 2012.05.13 |
---|---|
친구들 모임 (0) | 2012.03.31 |
숲 속의 작은 음악회 (0) | 2011.11.13 |
춘천 모임 스케치 (0) | 2011.11.13 |
가을을 준비하는 수리산에 올라 (0) | 2011.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