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석
2012. 3. 18. 23:29ㆍ내 삶의 흔적들/생각
외로움도
그리움도
시간의 갓을 쓰면
비석이 되나 보다
내 표정을
내 생각을
내 마음을
살점 깊이 새기고
뿌리 깊은 사마귀처럼
작은 귀를 쫑긋 거리네
결코
단죄하지 않음을 알아서 일까
무얼 믿고 그리도 당당한 건지
그 야윈 얼굴에서
무엇을 더 건져내려는 건지...
외로움도
그리움도
애간장에 삭혀지면
튼튼한 비석이 되나 보다
내 검은 입술에
골 깊은 이마에
비장한 모습을 하고
흔들림 없이 서 있네
마음을 비추는 비석이 되어...
2012.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