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2012. 3. 6. 12:51ㆍ내 삶의 흔적들/생각
비가 내린다
겨울비가 겨울을 녹이고 마음을 녹인다
한참 후에 창밖을 내려다보니
자동차 지붕 위에는 단풍잎이 내려 있었다
그 옆에는 머리를 풀어 헤친 단풍나무 한 그루
제 시간에 타지 못 한 기차표 같이
더덕더덕 누런 잠을 우듬지에 붙이고 서 있다
봄은 아직도 긴 강을 건너지 못 한 시간
눈 대신에 비가
눈 대신에 단풍이 내린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계절을 따라가지 않고 저렇게 버틴 이유가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같을까?
겨울비 속에서 나를 보다.
2012.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