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6. 19:53ㆍ내 삶의 흔적들/친구
삼성산 산행
부부동반으로 친구들과 모처럼 산에 올랐다
나의 옆지기는 사정이 생겨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늦게 합류해서 즐거운 저녁을 같이 했다
날씨는 이미 한여름 흉내를 내고 땀은 소나기처럼 흘러 발등 위로 시원하게 굴러 내리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내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땀으로 범벅이 된 몸과 시큰거리는 무릎에게는 잠시 휴식을 선물하고
한 잔의 정상주를 온몸에 공급해 달래 주고 나니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가끔씩 바람이 불어 올 때마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코끝을 자극하고
그 꽃향기에 취해 발걸음을 다독이며 친구들의 뒤를 따라다니다 보니 어느 덧 하산 중이다
네 시간의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는 길..
부드러운 색소폰 연주를 들으며, 메추리구이와 막걸리로 갈증 나는 목을 축이고 나니
그때서야 뻣뻣했던 산 속에서의 하루가 슬슬 풀리는 듯하다
친구 형님이 운영 하시는 호프집에 들러 여러 병의 막걸리를 또 비우고 나오는 길..
가로등 불빛들로 가득한 거리엔 낮에 만났던 그 아카시아 꽃향기들이 아직도 우리를 반갑게 기다리고 있다
오래도록 내 주변에 머물러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봤다
거리를 배회하는 조용한 어둠..
그 속에 서 있는 가로등도 흔들리고 우리들도 흔들리고..
친구들과 함께했던 화창했던 봄날의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흔들림은 때때로 친구들의 우정을 돈독하게 한다
201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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