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15. 12:56ㆍ내 삶의 흔적들/친구
2013년 어느 봄날의 기록
5월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도착한 고향은 여전히 푸른 바다가 소금 내음을 풍기며 나를 맞이하고
가슴으로 스며든 그 바다는 긴 여정으로 지친 내 몸과 몽롱한 이마를 포근하고 편안하게 적셔 주었다
친구들의 환한 웃음과 명랑하고 구수한 입담이 있어서 어두운 밤이 보석처럼 빛나고
추억의 저편에서 잠자고 있던, 잊고 지내던 어릴 적 언어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와서는
초록의 나뭇가지 위에, 웃음이 덧칠해진 촉촉한 밤공기 위에 하염없이 뛰어 다닌다
마치 예전에는 없었던 태초의 밤처럼...
태풍과도 같은 바람이 새벽을 요란스럽게 깨우고,
밤 새 잠들지 않고 그 밤을 지키던 멍멍이들의 목소리가 새롭게 들리는 아침.
속이 덜 풀린 모습으로 일어나 바깥 공기와 마주하는 친구들의 소리에 환한 아침을 맞이하니
아, 봄볕이 왜 그다지도 서럽게 반짝이던지...
만국기가 휘날리던 학교 운동장에서,
선배와 후배 그리고 간만에 만난 친구들과 어우러져 나누는 한 잔 술과 정다운 이야기들로 인해
봄 햇살은 마치 한여름처럼 뜨거운 입김을 내 뿜으며 온 종일 나를 품은 학교 주위를 맴돌았다
나와 함께 했던 어느 봄날의 시간들.
내가 그랬듯이 친구들의 가슴에도 잊지 못 할 추억으로 영원히 기억되리...
201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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