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9. 21:53ㆍ내 삶의 흔적들/가족
1박 면회, 그 두 번째
혹한기훈련을 받느라 힘들고 지친 아들을 위해 1박 면회를 신청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픽업하고 예약한 펜션에 도착하니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다
봄이 온 듯 하지만 이 곳 원통은 아직도 서리가 내릴 정도로 차가운 날씨다
다행스럽게도 펜션에서 미리 난방을 해 주셔서 도착 하자마자 따뜻한 방바닥에 앉을 수 있었다
집사람이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아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스캔 하느라 바쁘다
손은 여기저기 부르트고 갈라져 까맣게 입을 벌리고 있고 발톱도 여기저기 까맣게 변해있다
얼굴도 많이 헬쓱해 진 걸 보니 그 동안 혹한기 훈련이 어땠을지 미루어 짐작하게 했다
아들은, 먹고 싶다던 생 초콜렛을 맛있게 먹으며 여기저기 전화도 하고 톡도 보내며 여유를 부리다가
점심을 먹고는 한결 따뜻해진 햇살을 받으며 함께 산책도 하고 낮잠도 자며 모처럼 여유도 부려 본다
저녁엔 맛있는 한우 고기로 단백질도 보충하고 술잔을 부딪치며 맥주도 한 잔 했다
지난 몇 개월간의 힘들었던 얘기들을 듣고 있으려니 안쓰러움이 눈사태처럼 몰려왔다
느즈막하게 잠자리에 들었다가 깨어나니 창문으로는 벌써 아침이 밝아오고...
간단하게 우동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속초로 향했다
바닷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따스한 봄 기운을 받으며 한가롭게 거닐고
우리도 그 속에 섞여 짭짤한 바닷바람과 봄 기운이 느껴지는 화사한 햇살을 즐기며
녀석의 답답한 가슴을 모두 털어내기를 소망했고 조바심 나던 내 가슴에게도 푸른 바다를 맘껏 느끼게 했다
큼지막한 대게와 매운탕으로 늦은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커피도 한 잔 음미해 본다
바닷가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아쉽고 애틋한 가족의 소중한 시간들을 가슴 가득 담았다
오늘 함께 한 이 추억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가족의 추억이 되어 남아있게 되겠지...
아들아..
지금까지 잘 견뎌냈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부디..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늘 건강한 모습으로 잘 지내길 바랄게
휴가 때 또 보자꾸나
사랑한다 아들...^^
201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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