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2007. 12. 15. 21:36ㆍ내 삶의 흔적들/얘기
발자국
어스름한 새벽 길.
아무도 밟지않은 새하얀 눈 위에 아직 잠에서 덜 깬 발자국을 남기며 걸었다
그리고 되돌아와서는 걸어 간 발자국을 몽유병 환자처럼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뒤따라 올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결코 어지럽히지 않고 걸어갔는지...
바람은 등 뒤에서 시간을 재촉하지만
나의 시선은 뽀드득거리는 눈들의 웃음에 화답하듯 여린 미소를 띄운다
요즘 들어 시간을 대하는 나의 마음이 무척이나 대범해 졌다
송년모임을 한다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벌써 일주일이 다 지나갔다
다음 주에도 모임이 세 곳이나 있고 그 다음 주에도 ...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내 모습이 담겨 있었으면 좋겠다
이전의 시간을 살다 가신서산대사의 말씀을 잠시 떠올려 본다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뒤따라오는 이의 이정표가 된다는"...
2007.12.15..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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