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반갑다

2009. 11. 27. 18:34내 삶의 흔적들/친구

 11월 25일은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던 날입니다.

여자 친구들 14명과 남자 친구들 7명이 모여 오붓한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멀리서, 가까이에서 달려와 준 친구들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사실은 여친들 모임이었는데 남자 친구들이 좀 낀 것인데요

함께 했던 그 시간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보실까요?

 

 

 

친구들이 도착하는 대로 해물탕을 끓이기 시작합니다.

음~~

여친들은 아직 세 명이 덜 온 상태입니다.

혜정이는 배가 고픈지 자꾸만 먹으려고 하네요.

취기가 오르기 전에 한 장 담아 둡니다.

 

 

 

머스마들도 일단 잔을 부딪쳐 봅니다.

오랜만이라 참 반갑습니다.

하이고..

뉘 집 자식들인지 인물들도 참 좋습니다.

 

 

 

병두 친구가 약발을 받았는지 혼자 일어나서는 한잔씩 권하고 다니네요. 인자 친구는 비가 오기 전에는 절대 안 먹는다고 버팅기고 있습니다. 저러다가 병두에게 한 방 맞을 것 같아 겁이 납니다. 방 안에서 우산을 쓰고 버팅기는 게 참 희한합니다.

 

 

 

영옥, 인숙, 인자...

사진 한 장 찍자며 디카를 들대니 아주 좋아 죽습니다.

사진 잘 안 나오면 가만두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거 살아남을지 모르겠습니다.

 

옛날에 조인트 한방 제대로 맞은 기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데...

짝꿍이라면서도 잘해주지도 않고..

난, 옥자와 인숙이가 젤루 무섭습니다.

 

 

 

왔다 갔다 하는 영호 엉덩이를 보더니 아주 숨 넘어갑니다.

뭔가가 숨어있는 게 분명합니다.

 

어어~~

은숙이 친구는 아주 상 밑으로 들어가네요.

나도 웃음이 나와 씨익~  ^----^  하고 한 번 쪼개 봅니다.

 

 

 

영도 친구가 일장 연설을 합니다.

요즘 대공 쪽에서 일을 하는데 실적 때문에 죽겠답니다.

근처에 간첩이나 수상한 사람이 있으면 바로 영도에게 폰 때려 주시면 후사하겠답니다.

 

그럼 보상금도 주냐구요?

그건 나도 모르쥬~~

둘이 알아서 하시기 바랍니다.

 

 

 

얼굴들이 볼그스레~~ 한 게..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가네요.

 

병두 친구는 왜 나한테 손가락질을 할까요?

저러다 한데 맞으면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좀 참았습니다. 히히~~~

 

하이고...

혜정이는 아주 좋아 죽습니다.

그렇게 좋았쪄???

 

 

 

영호가 슬슬 분위기를 잡습니다.

1분 스피치를 하라고 하네요.

이제 돌아가며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할 차례입니다.

 

여직원들부터 하랍니다.

평소 회사에서 하던 습관대로 여친들을 갑자기 여직원이라 합니다.

영호는 참~좋겠습니다.

예쁜 여직원들이 많아서... 킥킥~

 

 

 

경청하는 여직원 은숙, 영희와 유심히 듣고 있는 병두의 모습...

 

배우려는 자세가 아주 좋습니다.

난 모두들 저렇게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보기도 아주 좋지 않습니까?

 

 

 

미랑이 친구가 마이크를 살짝 빼는 사이에 원산이 친구가 낚아챕니다.

 

미랑아~~

왜 그랬어이~~~

 

 

 

음~~

키도 크고 잘 생긴 것이...

힘도 좀 쓸라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집에다가 전화 좀 해 보고 알려드려야겠네요.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 많이 반갑다고 합니다. 그리고 잘 먹고 잘 살잡니다.

남 생각도 좋지만 니도 꼭 그렇게 하시길 바랍니다.

 

 

 

영희는 혜숙이 친구가 전화하는 걸 엿듣고 있나 봅니다.

그것도 모르고 혜숙이는 열심히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네요.

표정이 좋은 걸로 봐서는 아마도 그이(?)인가 봅니다.

 

저러다가 영희 한데 거시기당할 텐데...

에구...

불쌍한 혜숙이...

 

 

 

태희가 일어나려는데 경희가 깜짝 놀랍니다. 상을 짚었을 뿐인데 왜 놀랐을까요? 님들도 참.. 참 별 걸 다 알려고 하십니다.

 

늘 웃는 얼굴과 선한 인상의 태희는 표정이 밝아서 참 좋습니다. 저 큰 눈망울을 보면 다들 꺼뻑 넘어갑니다.

 

지금 은행에 근무하는데 높은 자리에 올라 고향 사람들을 잘 이끌어주는 게 소원이라고 하네요. 이런 친구는 무조건 잘 돼야 합니다. 봐서.. 나도 태희네 집 옆으로 이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맘씨도 참 곱습니다.

 

 

 

인자 친굽니다. 헤어 디자이너...

 

수영으로 다져진 단단한 체력과 그 누구에게도 적이 없다는 그 인잡니다. 인자무적... 잘 아시죠? 좀 썰렁했음 껴?

킥킥킥...

 

아직도 마음이 청춘이라 차도 폭주족들이 몰고 다니는 차를 타고 다닙니다. 근데요~~ 노는 것도 아주 화끈하게 잘 놉디다.

 

저 표정에서 우러나오는 카리스마 좀 보세요. 정말 쥑이지 않습니까?

 

 

 

혜정이 친구는 회를 무척 좋아합니다. 혼자서 2인분은 거뜬합니다. 나중에 이 친구와 횟집에 갈 땐 주머니 사정을 확인한 후에 꼭 가야 합니다.

 

회~~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걸어간답니다. 그렇게 많이 먹고도 도대체 살은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친구들 몰래 쓰는 곳이 따로 있나 봅니다. 그걸 차마 물어보지는 못하겠습디다... 푸후 후~~~

 

그래서 앞으로는 혜정이가 아니라 회정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꼬집히지 않으려면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정춘이 친굽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며 사는 친구... 밝은 모습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옛날엔 목소리 듣기도 힘들었는데 이젠 말 만 시키면 아주 잘합니다. 이게 세월의 힘 인가 봅니다. 손까지 바삐 움직이는 바람에 다른 친구 사진 여러 장 버렸습니다. 아까워 죽겠습니다. 담에 만나면 물어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미랑이 친구.. 초등학교 졸업하고 두 번째 보는 친굽니다. 목선이 참 예쁘더라고요. 그것도 재산이라고 저 목도리로 목을 감추데요? 더 많이 보고 싶었는데 좀 아까웠습니다. 우히히~~~

 

그나저나 미랑이가 오랜만에 만난 영호에게 얼떨결에 영호 씨라고 했다가 원산이 친구한테 혼났습니다.

 

원산이 친구가..."친구한테 왜 존댓말 하고 지랄이세요?"  아~ 이러데요?

 

이게 뭡니까?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졌습니다. 잠시 모양새가 빠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전, 둘이 머리끄댕이 잡고 싸울까 봐 가슴이 뛰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담부턴 청심환이라도 하나 준비해 둬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그래도 별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ㅎㅎ

미랑이는 성격이 참 좋나 봅니다.

 

원산이가 있을 땐 절대로 존댓말 같은 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잘못하면 큰일 날지도 모릅니다.

 

 

 

친구의 말을 듣는 자세들이 아주 좋습니다.

우린 반드시 이래야 한다고 봅니다.

아마도 우리 친구들이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흐미~~

저 표정들 좀 보십시오.

 

 

 

영옥이 친굽니다.

친구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항상 이 친구가 있습니다.

넓은 마음을 소유한 , 마음이 부유한 친굽니다.

 

늘 곁에서 큰 힘이 되어주는 친구...

그런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까꿍~~~

아유 귀여워라~~

 

가운데 앉은 친구가 영희 친굽니다.

춘천에 살고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여전히 이쁘죠?

 

모임을 준비하느라 애쓴 탓인지 먹는 것도 많이 먹습디다.

사업하느라 늘 시간이 부족한 친구...

나중에 잘 되면 한턱 단단히 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이크를 앞에 두고 얼굴에 웃음꽃들이 활짝 피었습니다.

아마도 나중에 튼실한 열매가 열릴 것 같습니다.

 

 

 

가슴을 살짝 적신 알코올 때문인지 은숙이 친구 얼굴에도 단풍이 들었습니다.

한잔만 더 하면 아주 새빨간 단풍을 볼 수 있었는데...

참~~ 아깝습니다.

 

그래도 할 말은 하려나 봅니다.

자.. 박수~~~~ 짝짝짝...

 

 

 

영도 친구가 마이크를 제대로 잡습니다.

자세도 아주 좋습니다.

어디서 많이 해 본 솜씨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요즘, 경찰 공무원으로서 스트레스가 좀 많다네요?

주위에 월북하는 사람들이나 북으로 무전 치는 사람이 있으면 소개도 좀 해 주고 그러시길 바랍니다.

일계급 특진 하면 한 잔 거하게 쏜다고 하네요.

마음씨도 참 곱습니다.

 

 

 

카~~ 하고 마시면..

스르르 눈을 감기게 하는 술이 여러 병 올라와 서 있는 걸로 봐서는 아마도 눈 감은 친구도 몇 명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신선한 술이라고 배에다 문신을 했네요.

 

 

 

같은 해 같은 날 결혼해서 기념일이 같은 혁용이 친굽니다.

제주도 신혼여행 동기 동창 이죠.

묵직하니...

언제까지나 별할 것 같지 않은 친구...

 

요즘 홀로 지내느라 많이 외로움을 타나 봅니다.

어디 마땅한 사람 있으면 소개도 좀 하고 그러세요.

 

누구라고 얘기는 못하겠지만..

어이.. 친구~~

다다익선도 좋지만 친구가 외롭다잖여~~~

 

 

 

먼 길 달려온 혜숙이 친구.. 동창회 총무를 맡으며 여러모로 고생이 많지만 늘 웃는 얼굴로 대하는, 마음이 따뜻한 친굽니다. 늘 그 모습 잃지 말고 한 10년 정도 총무직을 쭉~~ 수행하길 바라봅니다.

 

저쪽에서 얼굴 가리고 있는 친구가 미자입니다. 작년에 아들이 연대에 입학했는데.. 아~ 글쎄, 너무나 아쉬워서 닭똥 같은 눈물을 한 보따리 떨어뜨렸다고 그러네요? 참 나.. 아주 염장을 지릅니다.

 

 

 

일산에 사는 희자 친구... 조용하니... 아직 목소리는 제대로 듣지 못 한 유일한 친굽니다. 그래도 졸업하고 두 번째 보는 거라 그런지 참 반갑습니다.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 그 자체에다 노래도 아주 조근조근 잘합니다.

다음에 만나면 제일 먼저 시키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친구가 말하는데 그때를 못 참고 혁용이 친구가 일 잔 합니다. 누구나 외로움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나중에 희자 친구를 태우고 가야 하는데 저러다 못 가면 어쩌나~~ 하고 괜히 걱정도 해 봅니다. 난, 오지랖이 너무 넓은가 봅니다

 

 

 

나도 일단 마이크를 잡아 봅니다. 일 잔을 걸친 나를 내가 보니 참 거시기 하네요.

 

영호 친구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제 가슴이 다 떨립니다. 친구들의 건강과 예쁜 모습들을 오랫동안 간직하기를 바라며 마이크를 껐습니다.

 

이게 유일하게 건진 제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입니다. 누구 하나 사진 찍어준다거나 같이 찍자고 하는 친구가 없데요? 인생을 헛살았나~~ 하는 생각을 쪼금 하려다가 말았습니다. 다음에는 먼저 들이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음~~

잘 듣고 있네요.

저런 모습은 널리 알려야 한다고 봅니다.

분위기가 아주 좋습니다.

 

저쪽에서는 영도가 미자한테 또 까불었나 봅니다.

말도 못 하고 울고 있네요.

좀 살살 다루라도 했는데... 쯧쯧...

옛날 성질이 또 나왔나 봅니다.

담부턴 미자 앞에 앉으면 절대로 까불지 말라고 당부를 해야겠습니다.

 

 

 

엥???

이게 뭔 시추에이션???

 

모양이 쪼금 빠지나요?

그렇지만 참 잘생긴 친굽니다.

 

늦게 도착한 재은이가 한마디 한답니다.

모두 잔을 들고 건배 준비를 하는데 뭔 연설이 그리 긴지 팔이 떨어질라고 합니다.

강연을 많이 다니더니 말발도 많이 늘었습니다.

참 멋진 친굽니다.

 

 

 

식당에서 일어날 시간이 다가옵니다.

모두, 잔을 높이 들고 힘찬 건배를 외쳐 봅니다.

위하여~~~!!!

지화자~~~!!!

 

 

 

여기도 분위기 좋습니다.

영도가 제일 씩씩해 보입니다.

알코올 섭취량이 많은 게 분명합니다.

 

자~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위하여~~^^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렇게 앉아있으니 분위기 정말 죽입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영호가 자신의 비밀 얘기를 해 줍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신체 비밀이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습니다.

 

있지.. 이건 비밀인데 난 왜 밥만 먹으면 배가 부르냐? 그리고 난 왜 술만 마시면 취하지?

이럽니다.

 

그러더니 또 이러네요?

왜 이쁜 여자만 보면 거시기하지?
이럽디다.

 

A.. C~~~ 안 들으니만 못합니다.

여기저기서 여직원들의 야유가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저 친구.. 참 간도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싸이키 조명까지...

 

우리들의 업~~ 된 분위기를 이어 갈 무대는 완벽하게 준비 됐습니다.

이젠 스테이지로 나갈 차롑니다.

이싸라비요~~~~

 

 

 

자~~ 박수~~

 

첫 번째로 혜숙이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차가운 서울의 밤거리를 헤집고 돌아다닙니다.

어디서 저런 목소리가 나오는지.. 아주 장엄합니다. 다들 놀란 표정이 보이시지요?

 

 

 

더러는 마시며, 더러는 이야기하며...

가벼워지는 건 친구들의 즐거운 마음과 캔맥주의 몸무게뿐입니다.

 

미자 친구는 자꾸 빼더니만...

노래방에 오니 입맛이 싹~~ 돌아오나 봅니다.

시원하게 한 모금 하네요.

 굿~~ 입니다.

 

 

 

오는 12월 27일. 큰아들 왕순이를 장가보내는.. 왕순이 모친입니다. 어디로 나이를 먹었길래 벌써 며느리를 볼까요?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참 부럽습니다. 나도 자식농사 좀 일찍 지을 걸... 하고 한참을 후회했습니다.

 

노래 솜씨는 여전하네요. 영도가 좋아 죽습니다. 얼마나 질러 댔는지 탬버린 하나는 아주 아작을 내버렸네요. 비쩍 마른 게 참 힘도 좋습니다.

 

 

 

열심히 손뼉 쳐주는 친구들...

 

영옥이 친구가 요래~~ 고개를 내밀고 열심히 따라 부릅니다.

나중에는 얼마나 열창을 했는지 목이 다 쉬어버렸네요.

참 탤런트가 많은 친굽니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치는 친구들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친구들을 누가 모시고 사는지... 참 복도 많은 분들입니다.

 

 

 

인자 친구가 노래를 부릅니다. 숨어 우는 바람소리...

다소곳이 서서 노래 부르는 모습이 청순해 보입니다.

짙은 어둠에 묻혀 졸고 있던 창밖의 가로등이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는 깨어나는 것 같습니다. 아주 낭랑한 목소립니다.

 

 

 

이젠,

노래방에서의 시간도 마무리할 시간...

 

마이크 잡은 미랑이 친구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나네요.

열심히 박자를 맞추고 있는 영희 친구의 모습에서도...

그렇게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마무리 됐습니다.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속절없는 시간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또 그렇게 흘러가겠지만,

함께 한 우리들의 시간은 언제라도 추억 속에 살아 숨 쉬며

영원히 함께 하리니...

 

 

 200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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