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졸업식
2010. 2. 12. 10:12ㆍ내 삶의 흔적들/가족
막내 졸업식
너희들이 스쳐간 자리마다
아직도 따스함이 남아있다.
짓궂은 장난으로 교실바닥이 꿈틀거리고
맑디맑은 웃음소리가 창문을 두드린다.
만남엔 분명 헤어짐이 있음인데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준비 않은, 존재 않을 것 같던
헤어짐......
하지만,
더 이상 이곳에 그리움을 남길 수는 없다.
그리움을 남기는 순간
다른 세계에서
존재하지 못함을 알기 때문이지...
그래서 점점 더
너희도 나도,
소홀해 지려고
노력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삶의 끝 귀퉁이에 서서
삶을 돌아보며
혹 기억이 날 때,
나지막이 웃어다오.
그 웃음이 바람을 타고
너를 느끼게 해 줄 테지...
아직은 미숙한 날개 짓이지만
몰려오는 먹구름과 세찬 비바람도
용기와 슬기로 이겨내며
힘차게 날길
조용히 눈을 감고 두 손 모은다.
새로운 도약을 앞에 둔
우리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하여...
수영초등학교 졸업식 중에서...
2010.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