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1. 22:06ㆍ내 삶의 흔적들/친구
멋진 펜션에서의 하루
무한한 편안함을 만나고 왔다
그 편안함 속에 묻혀 깃털 같은 몸과 마음을 안고 돌아왔다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면 느낌은 늘 그렇다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정겨운 느낌이 드는 친구들...
오가는 말이 없어도 그저 표정만으로도 반갑고 기분이 좋아지는 착한 나의 친구들...
이런 친구들이 있었기에 럭비공 같았던 사춘기의 방황과 소용돌이 속에서도 견뎌낼 수 있었고
삶의 육중한 무게들을 어깨와 가슴에 잔뜩 짊어지고도 용케도 발을 헛디디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었다
중년의 고단함과 억눌린 삶의 외진 모퉁이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상처없이 잘 걸어 나올 수 있었을 것도
어쩌면 30년 넘게 모임을 이어 온 이런 착한 친구들이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늘 그 친구들이 고맙다
푸짐한 음식들과 풍성한 이야기들을 버무려 정답게 나누었던 시간들...
1년 만에 만난 허물없는 친구들과의 1박 2일은 또 그렇게 순식간에 지나갔고
오늘 다시 사진들을 정리하며 그 시간들을 되돌아 보니 벌써 가슴 저편에서 아련함이 몰려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직도 그 즐거웠던 시간들의 평상에 앉아 있는 것 같기도 한, 묘한 흥분이 느껴지기도 한다
시간은 또 그렇게 흘러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 와 밤이 되었지만
함께 한 우리들의 시간은 결코 외롭게 어두운 밤을 보내진 않을 것이다
그 속에 우리들의 오래된 우정이 밝은 빛을 발하며 늘 함께 하고 있을테니까...
펜션 앞 작은 연못에 빼곡하게 피어있던 노오란 어리연 꽃들..
이 앙증맞은 작은 수련은 해가 서산에 걸리면 꽃잎을 닫았다가 뜨거운 햇살이 비추면 다시 꽃잎을 펼친다
친구들의 가정 가정에도, 그 연꽃을 피우던 사랑의 햇살이 내려와 행복이라는 꽃들을 늘 활짝 피워주기를 소원해 본다
짦은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되는, 늘 함께 하진 못하지만
언제나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서로를 이해해 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
이른 새벽에 꽃망울을 터뜨린 옥잠화의 달콤한 향기가 지금 내 방 창문을 넘어 솔솔 들어온다
친구들아..많이 반가웠다
그대들이 있어서 삶의 무한한 활력을 얻는다
앞으로도 그 우정 변치 말고 오랫동안 함께 하자
모임을 위해 준비하고 애쓴 친구들과
멋진 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해 준 친구 부부에게도 감사하며...
201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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