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9. 22:54ㆍ내 삶의 흔적들/친구
페밀리 콘서트
2014년 12월 6일..
시인이면서 동해시 무릉계곡에서 카페와 음악실을 운영하는 친구의 초대를 받았다
가족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동해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 어느 때 보다도 더 활기차고 들떠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가족들과 음악을 사랑하는 진짜 가족들로 꾸며 질 콘서트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있어서 그랬고
간만에 보게 될 겨울바다의 시원한 가슴에 살포시 안겨 볼 수 있다는, 바다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바다와 친구들을 보면서 뭔지 모를 낸 가슴 속 답답함을 풀어내려는 절박함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홀로 하는 긴 여정이었지만 참으로 보람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가고 오는 시간 동안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차 안에 한 해의 내 모든 일상을 풀어놓고
그 동안의 일들을 되돌아보고 버릴 것과 품어야 할 것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시간도 좋았다
동해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내 마음이 향 한 곳은 바다다
아직 공연이 시작되려면 2 시간이나 남았기에 보고 싶었던 바다로 향했다
여전히 바다는 짙은 가슴으로 날 반겨주고 짭짤한 체취로 날 힘껏 안아주었다
답답했던 가슴이 탁 트인다
복잡했던 마음들이 한순간 날아간다
긴 시간 동안 운전으로 뻐근했던 허리와 목마름도 말끔하게 치유해 준다
바위에 부딪친 거센 파도가 겨울비처럼 나를 적셨지만 그 촉촉함이 좋아서 한참을 머물렀다, 그렇게...
여유롭게 도착한 친구의 보금자리엔 손님은 아직 아무도 없다
친구가 콘서트를 준비하는 사이에 이 곳 저 곳을 둘러보며 상쾌한 공기로 조급했던 마음을 달랬다
그러는 사이에 음악실은 점 점 환한 얼굴의 사람들로 가득 채워지고...
저녁 만찬과 공연으로 이어진 3 시간은 참으로 짧게 느껴졌고 가슴 뭉클한 콘서트였다
가족 간의 사랑이란 것이 진정 무엇이며 어떤 색깔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꼈던 시간이었다
사람들과의 관계란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했고 친구들과의 우정과 처신을 배운 고마운 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나를 부끄럽게 만든 시간이기도 했지만...
색소폰 연주도 좋았고 가수의 노래도 좋았고 부부 듀엣으로 부렀던 노래도 의미가 있어서 참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음악을 들으며 같은 공감대를 만들어 간다는 건 결코 쉬운 게 아니다
흥겨운 분위기에 취해서 더불어 즐거워했던 그 시간들은 영원히 잊지 못 할 좋은 추억으로 기억 될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을 사진으로 다 담아내지 못 한 것이 많이 아쉬울 따름이다
음악실 벽에 붙어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던 문구..
"내 남은 인생의 첫날은 바로 오늘 입니다" 라는 글귀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고 더 새로웠고 행복했던 날이었기에...
친구야, 초대해 줘서 고마웠다
함께 했던 그 때 그 시간들처럼 늘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
20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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