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10

2014. 9. 29. 11:21내 삶의 흔적들/얘기

 

 

 

아들아~

오늘도 보람찬 하루 보냈냐?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고 낮엔 엄청 덥지?

컨디션 조절 잘 해서 절대로 감기 걸리지 않도록 주의 하길 바란다

 

소세지와 생수, 이온음로가 보급됐다고 하시던데...

맛있게 먹고 마셨어?

힘들 때 먹게되는 그런 간식들이 잠깐의 휴식을 더 달콤하게 해 주는거지..ㅎㅎㅎ~~

 

중사님께서는 오늘, 걸음과 행진 그리고 체력측정을 했다고 하시던데 울아들 체력도 점 점 좋아지고 있겠지?

아빠가 제일 걱정한 부분이 바로 너의 체력이었는데...

그래도 고등학교 졸업 무렵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해서 단기간에 몸무게를 쫙~줄이는 걸 보니

넌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은근히 잘 이루어나갈 수 있다는 걸 그 때 알고 있었다

하고자 하는 일을 밀고 나가는 뚝심은 군에서 뿐 만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참을성을 길러야 한다는 건 잘 알고 있겠지?

아직까지는 좀 부족했을 수도 있겠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좀 더 온전하게 네 맘 속에 자리잡기를 바래본다.

 

어젠 엄마와 이모가 보낸 편지 잘 받았지?

아빠가 보내는 것 보다 더 감명이 깊었으리라 짐작된다

왠지는 모르지만.. 엄마는 편지를 잘 안쓰려고 하시는구나

쓰고싶은 마음은 꿀떡 같으나 아마도 문장실력이 좀 빠져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만...ㅋㅋ~~
그래도 아빠가 자주 쓸 수 있도록 다그쳐 볼게..

 

오늘 네 휴대폰을 정지시키고 왔다

휴가 나올 땐 잠시 정지를 풀어서 사용 할 수 있다고 하던데 그건 그 때 가서 해보도록 하고..

아빠 맘은 정지시키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

 

그런데 네 친구들이나 학교 형들한테는 소식 좀 전했는지 모르겠구나?

을지카페에서 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친구들이 편지 많이 쓰던데...

아빠한테 연락이 오면 알려주고 싶은데 아무도 전화하는 친구들이 없으니...

 

참 ..

이젠 생활관에서 인터넷 편지 안오는 친구들은 없지?

너무 많은 편지를 보내면 안오는 친구들한테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편지 폭탄은 보내지 말라고 하더라만...

하루에 한 통 정도는 괜찮은거지?

그래..모든 게 그렇지, 적당한게 좋아

너와 함께 춘천으로 갈 때 아빠가 말했지?
군대에서는 너무 튀지도 말고 쳐지지도 말고 그냥 중간만 하라고...

하지만 훈련 받을 때 선착순은 항상 일등을 해도 괜찮다

그래야 고생을 덜 할테니깐...ㅎㅎ

 

재영이는 요즘 시험기간이라 열심히 좀 하는 것 같구나

오늘도 아빠가 퇴근하고 와 보니까 엎드려 자고 있었는데 쫌 있다가 나가보니 책상에 앉아 있더라

자기도 뭔가 느낀 게 있는지...ㅎㅎㅎ~

이젠 형이 없으니 조금은 더 어른스러워진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집안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으니 느끼긴 할거야

네가 집을 비운 사이에 재영이 자신에게도 좀 더 성숙되어 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만...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다, 아들..

편안하게 푹 쉬고 더 나아지는 내일을 위해 남은 시간 잘 마무리 하구

잘자~~

 

 

 

널 많이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내 삶의 흔적들 > 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지..12  (0) 2014.10.02
편지..11  (0) 2014.10.01
편지..9  (0) 2014.09.28
편지..8  (0) 2014.09.28
편지..7  (0) 2014.09.28